`6억인구 아세안 IT 교두보` 싱가포르…네오팝등 韓벤처 속속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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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0주년 매경·MBN 공동기획 / 아세안에서 富를 캐다 (1부) ⑩ 싱가포르 ‘금융+벤처’ 허브로 ◆

공장철거 지역 `원노스` 벤처 요람 신도시로 변신
싱가포르정부, 투자금·稅혜택·시제품 제작 지원
외국인에게도 문호 개방…스타트업 500社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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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후지쓰, 캐논, 오라클 등이 입주해 있는 싱가포르 IT복합지구 ‘원노스(One North)’ 전경. 최근 500개가 넘는 스타트업이 대거 입주해 싱가포르 지식산업 요체로 급부상했다. [이지용 기자]

지난해 6월 24일 싱가포르 남쪽 해안에 위치한 정보기술(IT) 복합산업 신도시 지역인 ‘원노스(One North)’에서 동남아시아 100개 스타트업이 참여한 에셜론 아시아 서밋(Echelon Asia Summit 2015)이 열렸다. 이 행사를 통해 일본, 인도,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지에서 예선을 통과한 100개 스타트업이 자체 비즈니스모델을 놓고 경쟁했다. 한국 기업도 처음으로 3곳이 참가했고 ‘마이리얼트립’이라는 스타트업이 톱10에 들었다. 이 기업은 전 세계 여행지에 거주하고 있는 프리랜서 여행가이드들이 자신이 직접 기획한 투어상품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공유경제’ 기업이다.

마찬가지로 이 행사에 참여했던 지문·홍채 인식 보안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 스타트업은 현지에서 법인 등록까지 마쳤고, 반려동물의 등록정보를 담은 LED 목걸이를 제조하는 ‘네오팝’이라는 IT기업은 현재 법인 등록과 사무실 개소를 추진 중이다. 한국 스타트업들이 인구 500만명에 불과한 싱가포르의 문을 두드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가 스타트업들에 단연 최고의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자체 시장은 작지만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동남아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국내에서 투자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자들은 싱가포르 정부의 전폭적인 스타트업 육성혜택을 기반으로 사업을 키워나갈 수도 있다. 김준성 코트라 싱가포르무역관 차장은 “도시국가인 싱가포르 시장만 보면 작을 수 있지만 싱가포르가 동남아 중심지여서 아세안 각국을 연결하면 시장규모는 훨씬 커진다”며 “특히 인구 6억2200만명 아시아경제공동체(AEC) 시장으로 동남아시장이 하나로 연결되는 미래를 보고 아시아의 내로라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과거 홍콩에 버금가는 ‘금융·물류허브’로 급성장한 상태다. 그러나 최근 세계 경제가 중국 성장 둔화로 휘청이고 고성장에서 중속 성장 시대로 접어들자 새로운 ‘창조경제’시대를 선언했다. 과거 유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유치해 금융허브국가로 성장했던 것처럼 능력 있는 해외 창업자들을 유치해 싱가포르를 실리콘밸리 못잖은 ‘스타트업 허브’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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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노스’ 신도시가 대표적이다. 2008년 처음 문을 연 퓨저노폴리스(Fusionopolis)1빌딩에 이어 퓨저노폴리스2빌딩 등이 지난해 완공되면서 송도신도시 면적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200만㎡에 이르는 복합 연구개발(R&D) 소도시가 탄생했다. 이곳은 세계적 IT기업 후지쓰, 캐논, 오라클 등을 비롯해 최근 애플까지 총 250여 개 기업이 입주하거나 입주를 결정하면서 싱가포르 지식산업 요체로 부상했다. 과거 낡은 공장이었던 약 4만㎡는 세계적 스타트업들을 육성하는 일명 ‘론치패드’로 재탄생했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만 500개를 넘어선 상태다.

이곳에서 스타트업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ACE 대표인 조슈아 소(47)는 “창업아이디어를 검증받은 뒤 입주하면 사무실과 정부 투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업전략과 시제품 생산 등 일체의 서비스를 지원받는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는 홍콩에 버금가는 고임대료로 악명이 높지만 싱가포르 정부는 국유지였던 공장 땅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에 파격적으로 낮은 임대료만 받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스타트업에 첫 10만싱가포르달러(약 8800만원) 수익에 대해 면세특혜를 주고 있다. 20만싱가포르달러(약 1억7600만원) 이하 수익을 내는 기업에는 50% 세금만 부과한다. 차별화된 비즈니스 전략 및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에게 2만5000싱가포르달러(약 2200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외부투자금을 유치한 기업에는 최대 5만싱가포르달러(약 4400만원)를 시제품 생산을 위해 지원한다. 외국 기업과 창업자들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조슈아 소 대표는 “아세안 10개국 간 경제통합이 한층 공고해지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 IT시장”이라며 “한국 기술력이 이곳에서 ‘구글’과 같은 기업을 탄생시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