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의 경제학…내수 살리는 불씨 vs 저임금 고용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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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 (더불어민주당)

“최저임금을 올리면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계)

내년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노동계는 “인간다운 생활을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재계에선 “오히려 부작용만 속출할 것”이라며 맞선다. 4·13 총선과 맞물려 정치권도 최저임금 논쟁에 가세했다. 여야가 저마다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올해 최저임금이 얼마나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4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1차 전원회의를 열고 2017년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했다. 위원회는 노동계 9명, 경영계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매년 8월 5일까지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고시한다.

올해 최저임금은 6030원. 올해 임금을 정하는 과정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노동, 경영계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요구한 노동계와 ‘임금 동결’을 주장한 경영계가 팽팽하게 맞서다 결국 8.1% 인상된 6030원으로 정해졌다. 월급으로는 126만27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올해는 노동-경영계의 기싸움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정치권이 가세한 데다 세계적으로도 최저임금 인상 논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올해 주요 투쟁 목표로 세우고 서명운동까지 벌인다는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6030원은 필요 생계비의 34%를 충족시키는 데 그친다. 최저임금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치권도 힘을 보탠다.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임기인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8000원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최저임금을 근로자 평균 임금의 50%까지 올리자”는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당연히 경영계는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다.

각 정당이 내건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최저임금 인상률이 해마다 두 자릿수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 최저임금이 매년 큰 폭으로 인상되면 기업 투자 감소, 인력 감축을 불러오는 데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가뜩이나 내수가 좋지 않은데 아르바이트생 시급까지 올라가면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지급이 버거운 소상공인은 종업원을 해고하거나 상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재계 관계자는 “매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는데 기업들이 최악의 위기를 겪는 올해도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 움직임은 사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저성장에 들어가면서 근로자 소득 불균형이 커졌다. ‘이 같은 상황을 시정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이는 최저임금 인상 논란의 단초가 됐다.

대선 후보 경쟁이 한창인 미국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가장 뜨거운 국가 중 하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시간당 10달러인 최저임금을 2022년까지 15달러(약 1만7000원)로 인상하기로 했다. 연방 최저임금의 2배가 넘는 수치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시간당 7.25달러인 연방 최저임금을 12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영국은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해 ‘생활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시간당 6.7파운드였던 최저임금을 올해 7.2파운드, 2020년 9파운드(약 1만5000원)까지 올려 최저생계비 이상의 생활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일본 역시 매년 최저임금을 3%씩 올려 1000엔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잡았다.

각국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나선 건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줄어든다’는 정설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 수년간 최저임금을 인상한 영국의 실업률이 낮게 유지되면서 최저임금을 높이면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경제학자들 견해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찬성하는 쪽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빈부격차가 줄어들고 가계소득이 올라가면서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 강조한다.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야 침체된 내수 부양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5년 고용전망 보고서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최저임금은 고용 상실을 크게 유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쪽은 각종 부작용을 우려한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기업이 신규 고용을 줄여 오히려 근로자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이다. 전경련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기업 부담이 늘 뿐 아니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도 2013년 연구 결과를 인용해 “최저임금 인상은 경제의 부비트랩(위장 폭발물)”이라며 “최저임금을 높이면 일자리가 줄고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식비, 숙박비, 상여금 등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더한다. 실제 영국, 프랑스 등 최저임금 수준이 높은 국가 대부분이 상여금, 숙박비 등을 최저임금에 포함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최저임금이 낮아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고정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면 최저임금이 동결, 삭감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거란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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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논의 시작해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 관심 커

美·英 등 선진국도 인상 바람

“업종에 따라 차이를 두고 광역시, 도별로 최저임금위원회를 설치해 업종,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역별로 물가 등 생계비 차이가 나는 만큼 최저임금을 지역 현실에 맞게 현실화하면 농촌과 지방 중소도시 등 저개발지역에 대한 기업 투자 촉진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의 생각이다.

최저임금을 각종 사회보장제도와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새누리당이 주장한 근로장려세제가 대표적이다. 근로장려세제는 국가가 빈곤층 근로자 가구에 대해 현금을 지원해주는 제도. 새누리당은 현행 가구당 연간 170만원(4인 홑벌이 가족 기준)의 근로장려세제 혜택을 2020년까지 500만원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최저임금 인상에 앞서 이미 정해진 최저임금부터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는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