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 키워드 `영&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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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 키워드 `영&온라인`

중년층 청스커트 구매 145%↑…불황기엔 자기만족 추구
명품도 영패션으로 `바꿔바꿔`…”은퇴 늦춰지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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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조경희 씨(45)는 얼마 전 봄옷을 정리하기 위해 옷장을 열었다가 결혼 전에 입던 청치마를 발견했다. 이미 색이 바래 지금은 입을 수 없지만 최근 8㎏ 다이어트에 성공한 조씨는 날렵해진 몸매를 돋보이게 하려고 새 치마 하나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소비가 젊어지고 있다.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영(young)` 패션을 찾는 40ㆍ50대 중년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백화점을 중심으로 유통업계는 영패션 전용 구역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유행 주기가 빠른 온라인 전용 의류 브랜드를 오프라인에 들여와 판매하는 매장 공간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13일 매일경제신문이 G마켓에 의뢰해 지난해 40ㆍ50대 여성 소비자의 의류 구매만 별도로 조사한 결과 이들의 청치마와 청재킷 구매가 2012년보다 각각 145%, 135% 증가했다. G마켓 관계자는 “청이 들어간 아이템은 주로 10ㆍ20대가 많이 입는 패션으로 여겨졌지만 젊게 코디하는 중년층이 늘어나면서 모든 연령대에 걸쳐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의류도 마찬가지여서 몸매가 드러나는 레이스ㆍ펀칭 블라우스 판매는 110%, 멜빵ㆍ벨티드 원피스 83%, 캐주얼 재킷은 100% 판매가 늘었다. 중년 남성도 해외 명품을 중심으로 지갑을 열고 있다. 지난 6~9일 국내 주요 백화점들이 펼친 해외 명품 대전에서 남성용 브랜드 매출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호황기에는 고가의 명품으로 자신을 과시하는 반면 불황기에는 `젊음` `나만의 브랜드` 등으로 자기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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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매장을 새롭게 단장하는 백화점들은 아예 올해 상품기획(MD) 개편 키워드로 `젊음`과 `온라인`을 내세울 정도다.세대를 불문하고 `젊은 소비`에 열광하는 모습은 각자 개성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된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남을 모방하지 않고 자기만의 멋과 느낌을 찾는 `스왜그(swagㆍ허세)` 문화의 영향”이라며 “젊은층에서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중ㆍ장년층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젊은 소비` 확대는 유통업계의 상품 구성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신발만 보더라도 중년 여성들이 주로 높은 굽을 선호한다는 게 주목된다.

지난해 G마켓에서 40~50대 여성의 일반 스니커즈 구매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반면 굽이 높은 스니커즈힐은 30%가량 판매가 늘었다. G마켓 관계자는 “지난해 굽 높이가 7㎝ 이하인 부티(구두) 판매는 조금 줄었지만 8㎝ 이상 부티는 24% 늘어나는 흥미로운 현상도 나타났다”고 전했다.

중년 남성들도 마찬가지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최근 해외패션대전에서 4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20억원보다 2배 이상 신장했다. 여기서는 5년 만에 행사에 참여한 수입 남성 브랜드 `휴고보스`가 단일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로써 루이비통이나 샤넬 등 고전 명품을 무조건 `남들 따라 나도 소유해야 한다`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젊은 감성을 따라가는 `신명품` 브랜드가 뜨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10꼬르소꼬모` `필립플레인` 등 20~30대 스타일의 트렌디 명품은 올해 들어 매출이 43% 늘었다. 이는 전체 명품신장률(24%)의 2배에 달한다.

유통업계는 국내 고객뿐 아니라 중국 관광객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토종 영브랜드와 온라인 전용 브랜드 매장을 집중 확대하며 모든 연령층의 소비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심지어 명품 매장에도 영패션 브랜드를 입점시켜 한층 더 젊은 백화점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봄ㆍ여름시즌 매장 개편 일환으로 이달 중순부터 서울 소공동 본점 영플라자 3~5층을 전면 리뉴얼하기로 했다. 매장 개편 규모로는 입점 브랜드 절반을 물갈이한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리뉴얼 핵심은 국내 백화점 최초로 온라인 전용 패션브랜드만 따로 모은 `온라인 쇼핑존`을 만드는 것. 440㎡ 크기의 이 매장에는 `립합` `임블리` `톰앤래빗` 등 최근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브랜드 10여 개가 입점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젊은 바람은 명품 매장에도 분다. 최근 20~30대 여성에게 주목받는 토털 패션 브랜드 `CH캐롤리나 헤레라` 단독매장이 본점 에비뉴엘과 잠실 에비뉴엘 월드타워점에 문을 연다. 이번 개편을 통해 롯데백화점의 영브랜드는 새로 추가되는 30개를 합쳐 총 70개로 늘어나게 됐다.

현대백화점 역시 14일 남성패션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 `조군샵`을 신촌점 유플렉스에 선보인다.

젊은 패션을 찾는 현상은 고령화사회의 단면도 드러내는 것이다. 백인수 롯데미래전략센터 이사는 “평균수명 증가로 소비생활에 계층과 연령 간 문턱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