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이사장 ‘글로벌 거래소’ 시동…연내 싱가포르지점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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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싱가포르에 최초의 해외지점을 설립하며 글로벌 거래소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거래소는 향후 싱가포르 지점에서 국내 파생상품 시장 마케팅은 물론 증권상품 마케팅, 인근 지역 상장 유치 등으로 업무를 확대할 계획이다.

◇ 국내 파생상품 중심지 ‘싱가포르’, 최초 지점 설립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통해 싱가포르 지역에 최초의 지점을 설립하기로 결의했다.

거래소는 싱가포르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지점 신고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설립 시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거래소는 올 6월 이내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명 이상의 국내 직원을 파견하고, 현지 인력을 채용하는 등 인력 충원 역시 앞으로 차근차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거래소가 해외 지역에 지점을 설립하는 것은 싱가포르가 처음이다. 거래소는 중국 북경과 싱가포르에 연락사무소, 임시사무소를 각각 두고 있지만, 두 곳의 역할은 다소 차이가 있다. 임시사무소는 연락사무소 설립 전 사전 준비 차원에서 세운 곳이다. 임시사무소의 경우 현지 금융인력 1명이 한국거래소 시장 정보를 소개하거나 현지 의견을 받아서 거래소 측에 전달하는 등 업무 범위가 협소한 편이다. 반면 북경에 위치한 연락사무소에서는 중국 기업 상장유치나 IR 등의 업무를 영위하고 있다.

거래소가 싱가포르에 해외지점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싱가포르가 아시아 금융허브 요충지로,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국내 전체 파생상품시장 거래에서 싱가포르 거래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싱가포르는 세금이 저렴하고 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계, 유럽계 등 외국인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수 상주해있다. 즉 이들이 싱가포르를 통해 코스피 200 선물·옵션 등 한국의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이다.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글로벌파생상품시장부 관계자는 “싱가포르거래소의 파생상품 시장 거래량은 20위권 밖이지만, 외국계 회사들이 싱가포르에서 아시아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만큼 국내 파생상품 시장 역시 싱가포르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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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 글로벌 거래소 첫 출발점…국내 증권사와 협업 기대

대다수의 해외 거래소가 외국에 지점을 설치해 영업을 진행했던 것과 달리 한국거래소는 국제 기준에 맞는 제도를 도입하는데 보다 집중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외국에 지점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으나, 이것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데는 정찬우 이사장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실제 정 이사장은 지난 2일 ‘2017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코스피 200선물·옵션, 주식선물 등 국내 주력상품의 해외 연계거래를 확대해 우리 자본시장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시장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즉 이번 싱가포르 지점은 한국거래소가 글로벌 거래소로 나아가는 첫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거래소는 싱가포르 지점에서 국내 파생상품 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파생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싱가포르에서 파생상품 거래할 때 겪은 에로사항을 파악해 즉시 개선하고, 국내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인지도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등 인근 지역 상장 유치나 IT시스템 수출 등으로 업무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싱가포르에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유수의 증권사가 해외법인을 두고 있는 만큼 이들과 협업해 국내 증권상품 마케팅 등 다양한 활동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실 해외지점 없는 글로벌 거래소는 없다. 한국거래소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해외지점이 가장 기본적인 출발점인데, 본격적으로 추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점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져놓으면 향후 거래소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거래소 위상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측은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향후 런던, 뉴욕 등 글로벌 금융중심지에 추가로 지점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번 지점을 시작으로 국내 증권사와 협업해 국내 자본시장의 위상을 높이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