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한·일 국방장관회담, 성과와 한계] 한반도 日 자위권 행사 선긋기… 원칙은 공감, 각론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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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부 장관(오른쪽)이 30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4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한·일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있다.

4년 만에 열린 한·일 국방장관회담은 일본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인 한반도 파병 시 한국정부의 요청과 동의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성과가 적지 않다. 또 이번 회담이 그간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일 관계 개선에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와 독도 문제 등에 대해 일본정부의 전향적인 자세 변화가 나오지 않는 한 실질적인 관계개선으로 진전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반도 파병 시 한국정부 동의 필수, 북한도 예외 아니다=이번 회담에서의 최대 쟁점은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에 따른 일본 자위대의 활동영역 확대 문제로 한반도에 자위대가 파병될 경우에 대한 논란이었다. 당초 가이드라인에는 한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단지 제삼국 파견 시 “제삼국의 주권을 완전히 존중한다”는 표현만 있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자위대 한반도 파견은) 우리 측 요청 또는 동의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어떠한 경우에도 국제법에 따라 타국 영역 내에서 일본 자위대가 활동할 경우 해당 국가의 동의를 얻는다는 것이 일본정부의 방침”이라며 “한국도 당연히 해당된다”고 응답했다.

한반도 내 일본의 군사활동을 한·일 양국이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조율함으로써 한국정부의 의사에 반하는 우발적 사태 발생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

한 장관은 북한에 대한 일본 자위대의 공격 역시 우리 정부 승인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반도 유사시 주일미군의 한반도 지역 증파 문제는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한·미 양국 간 논의로 결정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일본이 한·미 공동방위 문제에 끼어들 여지를 차단해 불필요한 간섭이나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재확인한 셈이다.

이와 함께 방공식별구역 중첩 구역과 관련해 우발적 사고 방지를 위한 협의를 진전시키기로 하고 국제 평화유지활동(PKO) 등 인도주의 차원의 협력 방안을 모색키로 한 것도 성과로 볼 수 있다.

◇실무협의 뭘 논의하게 되나=조만간 가동될 한·일 국방실무급회의에서는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행사에 대한 구체적 사항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자위대의 한반도 지역 예상 파견 상황, 한국정부와의 사전 동의 절차, 집단자위권 행사 범위 등이 구체화돼야 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자위대의 집단자위권 발동 상황은 미군의 함정 호송 및 보급 필요성, 주일미군 유엔사 후방기지 지원 및 호송, 한국 내 일본 민간인 소개작전, 주일미군 기지와 미국령 괌 기지에 대한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해 자위대가 북한 미사일 기지를 선제공격하는 행위를 집단자위권 행사에 포함시킬 것인지는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국방부가 북한이 한반도 영역임을 분명히 했지만 일본 측은 이에 대해 확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관이 설정하는 연합작전구역(KTO)에 공해상이 포함되면 일본 자위대가 이 공해상에 진입할 것인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이 과도하게 관여할 경우 자칫 피아 식별이 어려워져 작전에 혼선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