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해외사업 수주 비중에서 동남아시아 시장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이후 국내 건설 물량 감소의 대안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르던 업체들이 리스크 부메랑을 견디다 못해 해외사업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증거다.
6일 한국엔지니어링협회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엔지니어링 산업 전체의 지난 5년간 해외수주 실적에서 동남아 시장 수주 비중이 2009년 15.8%에서 2013년 31.8%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 전체의 지난 5년간 연도별 해외수주 실적을 보면 2009년 6억6000만달러에서 2010년 12억1800만달러를 달성하며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다시 꾸준히 감소하다 2012년 8억1800만달러, 2013년 9억8300만달러를 기록했다. 대략 10억달러 미만 선의 시장을 안정적으로 형성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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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동남아 시장에서의 수주 비중이다.
2009년 엔지니어링업체들의 동남아 수주 금액은 1억460만달러로 전체 수주 비중의 15.8%에 불과했다. 그랬던 것이 2010년 10.1%(1억2360만달러), 2011년 9.5%(1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다 2012년 49.1%(4억100만달러)로 급증한 이후 2013년 31.8%(3억1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연도별 변화 추세를 좀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3개년 평균값 변화추이를 보면 엔지니어링 부문의 지난 5년간 수주금액 총액은 10억달러 수준으로 큰 변화가 없는 반면 동남아 지역에서는 1억1000만달러(2009~2011년)에서 2억7000만달러 수준(2011~2013년)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5대 대형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해외사업 수주 변화 추이를 보면 좀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도화엔지니어링과 한국종합기술, 건화, 유신, 삼안 등 국내 5대 업체들의 2009년 해외수주 금액은 5380만달러다. 이후 2010년까지는 4대강 사업 수주 여파로 해외시장 진출이 주춤하다 국내 공공물량이 급감한 2011년부터 해외 수주금액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1년 처음으로 7000만달러 선을 넘어선 이후 2013년 7250만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에 비해 35%가 증가한 셈인데, 동남아 지역 수주금액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2009년 852만달러에서 2013년 2868만달러로 320% 증가한 것이다.
사실상 해외시장 전체 수주금액 증가분을 동남아 시장에서 달성한 셈이다.
이 덕분에 2009년까지만 해도 5대 대형사들의 동남아 시장 수주비중은 16%선에 불과했지만 2012년 41.3%를 찍은 후 2013년 39.5%를 기록했다.
동남아 지역의 국가별 수주금액을 보면 베트남이 전체 동남아 지역 수주금액의 59%를 차지하고 이어 필리핀(17%), 인도네시아(10%), 캄보디아(6%) 순으로 나타났다.
◆ <뉴스&> 동남아 수주 비중 높은 이유는
“선진국 업체들의 견제 덜하기 때문”
우리나라 업체들의 동남아 시장 비중 확대 이유는 간단하다. 동남아 시장이 특별히 수익성이 좋아서가 아니라 동남아 시장에서는 선진국 업체들의 견제가 덜하고, 국내 공적개발원조(ODA) 발주 물량이 심심치 않게 발주되는 탓이다.
업계 해외사업 담당 임원들은 수익성이 좋은 시장에는 국내 업체들의 진출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사업 계획단계에 참여한 선진국 업체들이 신규 업체들의 참여를 막기 위해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기준을 교묘하게 높인다는 주장이다.
외국 컨설턴트들이 국내 업체들의 참여를 방지하고자 만든 조항은 크게 5가지로 나뉜다.
대표적으로는 철도사업에서 30km 이상 단일실적을 요구하거나, 소각로 부문에서 하루 500t 처리 소각로 실적을 요구하는 식이다. 소각로의 경우 국내 업체들의 경우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다양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지만 최대 용량이 일일 350t에 불과한 것을 겨냥한 PQ 심사 항목이다.
그 외에도 최근 주목받는 HVDC(고압직류) 송전선 운영기간을 확대하거나 석탄 발전소의 스팀온도를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374℃ 임계 이상의 극초임계 발전 요청, 지하 터널의 TBM 공법 채택인 경우 대구경 실적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 업체들이 사업 기본계획 단계에 참여하면서 PQ 조건을 자기들 업체에 유리한 식으로 바꿔 놓는다”며 “정부는 국내 업체들의 기본 및 실시설계 능력이 선진국 대비 부족하다고 그러는데 단순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것은 맞지만 그 과정이 수출 제조업 중심으로 편중되다 보니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 장벽을 낮추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에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국내 5대 대형 엔지니어링사의 한 대표는 “동남아 시장의 마진율은 낮은 편이지만 경영자 입장에서는 현지 외주화가 비교적 간편해 동남아 시장을 선호하는 것은 맞지만 정부의 잘못도 분명히 있다”며 “국내 대형사까지 ODA 사업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외교력 부족으로 정부가 이익이 높은 시장에서 선진국 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견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ODA 발주가 최저가 발주 시스템을 준용하는 탓에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이 기술력 중심의 승부를 겨룰 기회를 박탈당하는 탓도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ODA 사업을 통해 자국 업체들에게 해외 시장 분위기를 알려주고 해외 진출의 받침대를 마련해주는 반면 국내 ODA 사업은 고차원적인 정부 전략이 부재하다는 지적이다.
해외 ODA 사업 수주를 다수 시행한 업체 담당자는 “무상원조 사업의 경우 최저가 입찰 선정제도를 기본으로 한 과당경쟁 탓에 수익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다”며 “국내 업체들에 해외 사업은 이익 없이 ‘회사 버티기’용 수주로 전락해 국내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장기적인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세우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출처 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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