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외국인 고용억제책으로 성장둔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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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출구전략 축소에 대한 우려로 아시아 국가들이 휘청이고 있지만 싱가포르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의 고용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올해 2·4분기 싱가포르의 고용자 수는 3만25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다. 싱가포르의 실업률은 다소 증가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외국인 고용 통제 정책이 싱가포르 경제를 멍들게 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싱가포르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소 차원에서 이민 장려 정책을 적극 펼쳐왔다. 그러나 최근 몇년 사이 물가상승, 생활여건 악화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자 단계적으로 외국인 고용을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004~2013년 싱가포르의 고용율은 49.5%에서 58.4%로 증가할 듯하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 속도다.

그러나 이는 노동시장 개방정책이 계속된다는 전제 아래 나온 것이다. 외국인 노동력 제한은 노동시장의 성장둔화와 함께 노동력 부족 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국가인구재능부(NPTD)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현 인구가 유지되려면 출산율이 2.1%는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출산율은 1.2%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 중인 싱가포르의 노동인구는 2020년부터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DBS은행의 어빈 셔 이코노미스트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를 의도적으로 줄일 경우 임금상승과 비용증가로 이어진다”며 “이는 싱가포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킨 난제”라며 “외국인 인구를 통제하지 않으면 더 큰 사회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콴유(李光耀) 초대 총리의 장남이다. 2006년 총선 때만해도 그가 이끄는 인민행동당(PAP)은 전체 의석의 95%를 휩쓸 정도로 지지율이 높았다.그러나 부동산 가격과 물가 상승으로 국민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2011년 총선에서 사상 처음 야권 득표율은 40%를 넘어섰다. 이례적으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도 여러 차례 일어났다. 이에 놀란 정부와 여당은 국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노동자 제한 정책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정치학과의 테레스 리 교수는 “국민의 불만이 여당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며 “여당이 2016년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고용·교육·복지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