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앤 트렌드> 싱가포르 온라인 쇼핑몰을 동남아 수출의 시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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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다 조금 더 큰 면적과 약 540만 명의 인구로 구성된 도시 국가 싱가포르는 동남아 제일의 부국(富國)답게 인터넷 사용인구 비율이나 모바일기기 보급 대수에서도 동남아 최고를 자랑한다. 이전에는 냉방시설이 잘 되어 있는 넓고 쾌적한 몰(mall)에서 쇼핑을 즐기는 게 일상이었던 싱가포르에서도 이제 온라인으로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싱가포르의 온라인 쇼핑시장 규모는 2010년 1.1억 싱가포르달러에서 매년 30%정도 성장해, 2015년에는 4.4억 싱가포르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런 성장의 바탕에는 우선 2000년대에 인터넷과 모바일을 접한 10~20대가 이제는 구매력 있는 30대가 되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주도하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를 통한 정보공유 및 그루폰과 같은 소셜 커머스 업체의 출현, 그리고 온라인 사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싱가포르 시장의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최근의 온라인 쇼핑 활성화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의 폭발적인 온라인 쇼핑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업체 중에 하나가 바로 한국의 큐텐(Qoo10)이다. 큐텐은 지금은 미국 이베이가 인수한 한국 G마켓의 창업주가 2008년 설립한 회사이다. 큐텐은 단순한 해외구매사이트가 아니라 판매자와 구매자의 국가간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개념의 e마켓플레이스이다.

물론 기존에도 비슷한 형태가 있었지만 아마존과 라쿠텐처럼 해외 판매자가 현지 국가에 법인을 세워야한다든가, 타오바오(淘宝)처럼 현지인의 보증이 필요하다든가 하는 부분 때문에 실제로 외국의 판매자가 쉽사리 해당 국가 소비자에게 다가 갈 수 없었다.

하지만 큐텐에서는 싱가포르인을 상대로 하는 오픈마켓에 한국 판매자도 비교적 자유롭게 참여를 할 수 있어, 본질적으로 국경 내 판매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걸 전제로 설립된 다른 업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러한 큐텐은 싱가포르 e마켓플레이스의 선도자적 역할을 하며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내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전자상거래 업체로 성장한 중국의 알리바바가 설립한 타오바오 역시 싱가포르를 자사의 동남아 전자 상거래의 허브로 삼아 직접 지사를 설립하면서 싱가포르의 e마켓플레이스 시장은 세계의 B2C 거래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싱가포르 자체는 주변의 다른 동남아 국가들과 비교해 볼 때 소국이지만 지정학적 위치 및 다양한 민족 구성 그리고 잘 발달된 IT 기반 시설과 비교적 안전한 거래 환경 등에서 동남아로 진출하는 많은 기업들의 테스트베드로 각광받아 왔다.

물론 아직은 싱가포르의 e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되는 제품군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고 매출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하지만 큐텐만 해도 5년여 정도의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연간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연간 5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이 일어나는 제품도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생각하는 한국의 중소 수출기업들은 먼저 싱가포르의 온라인 B2C 마켓 진출을 통해 시장 반응을 살피는 등 경험을 축적할 것을 추천하고 싶다. 오프라인 거래에서 오픈마켓으로 트렌드가 이동하고 있다는 점, 안정적인 거래환경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싱가포르는 동남아 B2C마켓 진출의 관문이 될 것이다.

한국 전체 수출 규모에 비하면 국경을 초월한 B2C 거래는 아직까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온라인 수출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온라인 B2C 마켓을 활용한 수출에 관심을 가지고 활용해 더 큰 기회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무역협회 싱가포르지부장 김규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