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공무원 벤치마킹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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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우선순위 업무윤리 투철해>

◆ 관료 3不시대 ③ / 세력화된 관료집단 `官閥`이 문제 ◆

이명박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박재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종종 “공무원이 되려거든 싱가포르로 가고, 가수가 되려거든 한국에서 태어나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공무원의 서비스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공무원이 누구를 위해 일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선순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민간(고객)→정권(주인)→조직(피고용인)으로 이어지는 업무윤리가 몸에 배어 있다. 고객서비스가 뛰어나야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고객(투자자)들이 다시 찾을 것이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공무원의 업무 우선순위는 정반대다. 조직→정권→국민으로 이어지는 업무 행태를 조장하는 시스템이다. 과거 재무부 시절 모피아들이 했던 것처럼 정권을 설득시키고 논공행상을 하려는 습성은 여전하다. 개혁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면피성으로 개방형직 몇 개를 만들고 세월이 좀 지나면 이 자리를 다시 공무원들이 차지한다.

정부부처 한 고위 관료는 “절반 정도는 민간과 섞어야 개혁이 된다”고 말할 정도다.

싱가포르는 IMD의 정부부문 평가가 전 세계 2위로 등극한 1995년에 공무원개혁 프로젝트(PS21)를 시작했다. 잘 나갈 때도 경장(更張)을 통해 한 발 더 나아갔다. 우리나라 중앙인사위원회가 1999년 작성한 자료를 보면 싱가포르는 당시 `변화하는 세계에 대한 변화가 공무원의 역할`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부여했다.
공무원이 세상에 따라 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먼저 변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공공서비스가 선제적으로 변하지 않는데 어떻게 민간을 위해 일한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마인드를 읽을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싱가포르 노키아의 휴대전화 수리센터 운영권을 따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 필리핀 기술자를 영입하려 하자 노동부, 출입국관리소 등 국장들이 대거 찾아와 비자 문제를 해결해 줬다는 우리나라 한 기업가 얘기는 아직도 회자되는 사례다.

 

[출처: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