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이끄는 마중물 ‘싱가포르금융청’

457

“싱가포르금융청(MAS)과 맞닥뜨리거나 규제를 받은 적이 없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일년에 한번 경영진과의 미팅만 있다. MAS는 규제를 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동반자적 입장에서 회사의 경영방향에 대해 컨설팅을 해준다. MAS에서는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이 아니라면 경영실수에 대해서도 관대하게 넘어간다. 여기에는 제재를 위한 목표건수 같은 건 아예 없다.”

세계적인 재보험 중개사인 가이 카펜터(GUY CARPENTER)의 리처드 존스 아시아법인 대표는 기자와 만나 싱가포르금융청에 대해 ‘마중물’과 같다고 평가했다. 규제기관인데도 불구하고 규제보다는 컨설팅역할을 하며 ‘친 시장적인’ 정책을 추구해 금융회사들의 성장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실제 싱가포르에서 재보험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MAS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재보험 시장 규모는 40억1400만 싱가포르달러 수준으로 2000년(14억7500만 싱가포르달러) 대비 2.7배 수준으로 커졌다. 인구 530만명의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시장 규모를 생각하면 이 같은 성장세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MAS는 2000년 싱가포르 보험시장을 완전 자유화하고, 외국인 지분 49% 제한 규정까지 철폐했다. 싱가포르 역내 보험을 수주했을 때 보험사에 매겨지는 세율은 17%인 반면 역외 보험에 대한 세율은 10%에 불과하다.

한국의 금융감독당국이 ‘선제적 대응’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행정 지도와 가격 규제 등에 집중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의 금융감독당국이 ‘기는’ 수준이라면 MAS는 날아다닌다. 그 나라 금융당국의 수준이 금융시장의 수준을 결정짓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국의 아비바와 HSBC, 네덜란드의 ING그룹, 독일 에르고그룹 등이 한국을 떠나거나 사업을 대폭 축소하고 있다.

각 사의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정책적인 유인책이 없었던 탓도 크다. 금융당국은 감독의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금융사와 ‘윈-윈’ 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능력 향상에 집중해야한다. 이같은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금융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금융한류를 이끌겠다는 목표 달성은 까마득하다. XML

 

[출처: 싱가포르=이데일리 문승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