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조직에 대한 이해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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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RINGELMANN-EFFECT

<Summary>
조직경제학은 사람이 왜 조직을 만들어 그 안에서 일하려 하는지에 대해 경제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균형 있게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이는 조직의 본질을 인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제대로 바라 보고 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통찰을 함께 제공해 준다. 이 관점이 우리에게 주는 통찰을 매 월 하나씩 총 10가지를 살펴 보고 있다. 지난 호 ‘업무 환경과 여건 개선은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에 이어 세 번째 오해, ‘더 많은 사람이 투입될수록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를 살펴 본다.

오해 3 : “더 많은 사람이 투입될수록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 링겔만()은 약 100년 전에 줄다리기를 통해 조직의 규모와 상대적인 노동의 효율성에 대한 획기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그는 우선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1명, 2명, 3명, 그리고 8명씩 그룹을 이뤄 밧줄을 잡아 당기도록 지시했다. 그리고 각 그룹에 속한 남성들이 발휘하는 힘을 측정했다. 혼자서 밧줄을 당기게 했을 때, 실험 대상자는 평균 63kg의 힘을 발휘했다. 2명의 남성이 함께 밧줄을 당겼을 때, 그들이 발휘한 힘은 한 사람 몫인 63kg의 두 배, 즉 126kg에 미치지 못했다. 그리고 3명의 남성이 당겼을 때도 한 사람 몫의 세 배인 189kg에 미치지 못했다. 두 사람이 밧줄을 당겼을 때, 발휘한 힘은 평균 118kg에 불과했고(두 사람이 각각 혼자서 밧줄을 끄는 경우와 비교해 보았을 때 8kg이 모자랐다), 세 사람의 경우에는 겨우 160kg밖에 되지 않았다(29kg이나 모자란다). 그리고 여덟 명의 남자가 함께 밧줄을 당겼을 때에는 그들이 잠재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힘보다 자그마치 256kg이나 적은 힘을 내는 선에서 그치고 말았다.

이것은 조직의 크기가 커질수록 참가자 한 사람이 발휘하는 잠재력은 점점 떨어진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즉,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실제로 발현 가능한 잠재적인 능력의 격차가 그만큼 더 커지는 것이다. 링겔만의 실험은 조직의 수가 2배, 3배, 8배로 늘면 조직의 성과도 2배, 3배, 8배씩 증가할 것이라는 기존의 조직이론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왜 조직의 크기가 커질수록 개인이 발휘하는 힘은 줄어드는 것일까? 링겔만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능률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조화의 상실
이것은 조직 구성원들이 함께 일하면서도 모두 한 방향을 지향하지 않는 경향을 말한다. 즉 줄다리기 같은 협동업무를 할 때 개인의 역량이 동일한 순간에 하나로 집중되지 않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동기의 상실
어떤 조직이 특정한 성과를 이뤘을 때 그에 대한 개인의 기여도가 분명하게 인식되지 않는 한, 사람들은 보통 타인에게 일을 떠 맡기려는 습성이 있다. 특히 조직의 규모가 클 때, 구성원들의 고유한 능력이 완전히 떨어지거나 또는 부분적으로 감소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이것을 가리켜 ‘사회적 무위도식(social loafing)’이라 부른다. 이런 현상은 조직 구성원들 각자가 이룬 성과물이 다른 사람의 그것과 서로 비교되고, 이를 통해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확연하게 구별되지 않는 한 계속 발생하게 된다.

주인의식 없고 책임감이 희석된 세 네 사람보다 100% 몰입된 단 한 사람이 더 나을 수 있다. 이른바 ‘일당백’이란 말은이를 두고 한 말이라 하겠다. ‘사회적 무위도식’과 ‘책임분산현상’을 최소화 하는 것이 조직이 가지는 본질적 숙제이다.

독자의 생각은 어떠한가?
“더 많은 사람이 투입될수록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가?”
거의 대부분 ‘꼭 그렇지는 않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때 독자는 관계와 의미라는 사회적 관점을 먼저 떠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더 많은 인력과 자원이 더 큰 성과를 담보한다는 전제 하에 대부분의 관련 의사결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로는 이른바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는 경제적 관점이 작동하였다.)
하지만 사람은 다른 자원과 다르다. 더 많은 인력이 언제나 최고의 결과를 내 주지 않는다. 사람은 관계와 그로 인한 조직 역동성(dynamics)으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혼자서는 탁월한 성과를 내던 사람이 특정 동료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 성과가 현저히 저하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반면 A와 일 할 때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사람이 B와 일하게 되면서 괄목할 만한 상대가 되는 경우도 있다.

독자는 귀하의 자동차가 갑자기 고장 나는 바람에 지나가는 자동차 운전자에게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있는가? 그러한 상황을 관찰해 보면 자동차가 많이 다녀 북적이는 도로보다 인적이 드문 도로에서 도움을 받기가 휠씬 더 쉽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인적이 드문 지역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만약 내가 도와주지 않는다면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반면, 북적이는 도로 위의 운전자들은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도와주겠지’라는 생각으로 직접적인 책임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리켜 우리는 ‘책임감 분산 현상’이라고 부른다.

전략적이지 못한 단순한 인력 추가 투입은 ‘책임감의 분산’ 현상과 ‘조직 내 무위도식’의 유혹으로 인해 결국 더 큰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심지어 이전보다 못한 결과를 낳게 된다. 사람이 늘어나지만 모두 처음과 같이 자신의 일처럼 무한책임으로 임하는 모습은 아마도 모든 조직이 꿈꾸는 로망이자 To-Be의 모습일 것이다. 무엇이 이러한 모습에 좀 더 다가가도록 해 줄 것인가? 이러한 오해를 올바로 인식하고 경계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 될 수 있겠다.

오해를 경계해야 할 세 번째 진실이었다.

KPMG Korea Learning & Development Center

박정열 부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