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日베낄때 내 목표는 脫일본…도전이 세상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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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차 세계한상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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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6일 열린 ‘한상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조성진 LG전자 대표(부회장)가 8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도전과 열정이 만드는 새로운 변화’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사업을 이뤄내는 사업가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면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도전과 열정의 화신입니다. 리더는 조직의 비전과 목적을 제시하고 한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입니다. 저는 한상 여러분이 진정한 글로벌 사업가이고 리더이자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주역이라고 정의 내리고 싶습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26일 열린 제16차 세계한상대회 ‘한상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도전과 열정이 만드는 새로운 변화’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부회장은 “각자 하고 있는 사업 영역이 다르고 지역도 다양하지만 사업가라는 키워드를 놓고 보면 (한상들과) 일맥상통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시사점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강연에 나섰다.

LG전자 설립 이후 처음으로 고졸 출신 부회장이 되면서 ‘고졸신화’로 불리는 조 부회장은 자신의 인생을 ‘도전과 열정의 40년’이라고 소개했다. 조 부회장은 “도예가인 부친의 반대를 무릅쓰고 기계를 공부해 LG전자에 입사했다”며 “입사 이후 30년 넘게 세탁기만 연구했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도전과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1976년 입사할 때부터 도전이 시작됐다고 회상했다. 그는 “첫 배치 때 다른 동료들이 당시 가전 시장의 주력 상품이었던 선풍기 개발실에 배치받았고 나는 인기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세탁기를 맡게 됐다”며 “국내 세탁기 보급률이 0.1%도 안 되던 때였지만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에게 당시 세계 가전시장을 주름잡던 일본은 동경의 대상이자 넘어야 할 산 같은 존재였다. 일본의 도움 없이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 수 없었던 만큼 입사 이후 10년 동안 150번 넘게 일본을 드나들며 귀동냥으로 기술을 습득했다. 그는 “특히 전자업체가 몰려 있는 오사카에서 기술자들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 일본어를 배웠다”며 “일본어를 오사카 방언으로 배운 탓에 지금도 오사카 출신이냐는 말을 들을 정도”라고 농을 던졌다.

그러나 일본에서의 순간들은 농담 같지 않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조 부회장은 “일본을 넘어서지 않고는 영원히 종속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며 “어떻게든 일본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술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연구개발 책임자를 맡은 뒤로 ‘탈(脫)일본’을 목표로 세탁기 독자 기술 개발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 경험을 통해 개발된 것이 다이렉트드라이브(DD) 시스템이다. 당시 세탁기는 분리된 모터와 세탁조를 벨트로 연결한 이중 구조로 돼 있어 소음이 심하고 잔고장이 잦은 단점이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모터와 세탁조를 하나로 합친 DD시스템 개발에 10년을 투자하면서 부품 국산화와 특허 확보까지 성공했다. 조 부회장은 “DD시스템은 장기간 연구를 통해 지금까지 10여 개국에서 약 140개의 특허를 가진 독보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세탁기 모델인 트윈워시의 출시 비화도 언급했다. 조 부회장은 “자녀가 아버지의 세탁물을 같이 빨래하는 것을 싫어하는 비중이 비교적 높다는 것에 착안해 제품을 기획했다”며 “8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걸렸으나 이런 과정들이 세탁기 시장에서 글로벌 1등을 하기 위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최근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면서 업종 간 경쟁과 협력의 경계가 사라진 점도 강조했다. 지금까지 제조업, 정보기술(IT) 등 각 업종이 가진 강점을 살린 마케팅이 유효했지만 앞으로는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여러 기술의 연결성을 통해 사업 패턴이 변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조 부회장은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제조업 강자인 LG전자가 지능형 자율공장을 도입해 혁신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술이 변화하면서 4차 산업혁명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다가왔다”며 “LG전자는 기술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스스로 학습하는 지능형 자율공장을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김정욱 국차장 겸 지식부장(팀장) / 황형규 차장 / 손일선 차장 / 서대현 기자 / 최승균 기자 / 정승환 기자 / 김정환 기자 / 김제관 기자 / 정석우 기자 / 정석환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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