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문제에 뭉쳤던 동남아 ‘균열’?…베트남 ‘미 합동훈련’ 필리핀 ‘중에 러브콜’ 싱가포르 ‘중과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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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위키미디어

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맞서 공동의 입장을 견지해오던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균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8일 밤(현지시간)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교민들과 만나 내달 4∼12일 필리핀에서 열리는 미·필리핀 연례 합동 상륙훈련(PHIBLEX)이 미국과의 마지막 합동 군사훈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29일 전했다. 이러한 필리핀의 움직임은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미국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베트남, 일본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8일 오후 이틀간의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했으며, 트란 다이 쾅 베트남 국가 주석과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만나 남중국해와 관련해 대화를 나눌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베트남은 미국과의 합동 해군 훈련을 시작했다. 남중국해에 면한 베트남 다낭에서 시작된 이번 훈련은 해상에서 계획되지 않은 충돌이 발생했을 경우 상호간 암호를 이용한 소통, 수색, 구조 등의 훈련에 집중하게 된다고 미 서태평양군수사령관 본부는 밝혔다.

그간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똘똘 뭉쳐 중국에 대항해왔다. 지난 7월에는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이 지역의 영유권 분쟁에 있어 중국 측의 주장에 타당성이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판결 이후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통적 우방인 미국을 계속해서 공격하고 중국이 필리핀에 경제적 이득을 제공할 경우 언제든 중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내는 등 기존의 동남아시아 외교·안보 지형에서 벗어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우방국인 싱가포르는 중국 관영 환구시보가 발행하는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의 남중국해 관련 보도를 놓고 중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싱가포르가 미국과 가까이하는 모습을 보이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28일 보도에 따르면 스탠리 로(羅家良) 주중 싱가포르 대사는 지난 26일 후시진(胡錫進) 환구시보 총편집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남중국해 분쟁을 둘러싼 싱가포르의 태도에 관한 글로벌타임스의 보도가 ‘날조’라며 비판했다.

앞서 21일 글로벌타임스는 13∼18일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제17차 비동맹운동 정상회의 공동선언문 채택 과정에서 싱가포르가 남중국해 PCA 중재 결정 내용을 포함해달라며 “고집을 부렸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 내용에 대해 로 대사는 “전혀 사실과 부합하지 않고 아무런 근거도 없다”며 “당시 싱가포르 대표단은 비동맹운동 회의에서 남중국해나 중재 결과를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맞서 후 총편집도 공개회신을 통해 “관련 보도는 기자가 비동맹 회의에 참가한 소식통으로부터 직접 제공받은 것으로 매우 신뢰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믿는다”며 싱가포르를 아세안 국가 중 남중국해 중재 재판소의 결정을 가장 옹호하는 국가라고 비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까지 나서 “극소수 국가가 비동맹회의 공동선언에 남중국해 관련 내용을 과장되게 기술할 것을 요구했으나 절대다수 회원국의 동의를 얻지 못했고 중국을 포함한 남중국해 관련 당사국의 공동인식도 반영하지 못했다”라며 최근 미국과 부쩍 가까워진 싱가포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 7월 PCA 판결이 나온 후 판결이 해양 분쟁에 관한 국제법에 대한 강력한 성명이라며 옹호하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리 총리는 또한 8월 초 미·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미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하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출처: 아시아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