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산업 급성장…한국에 위협인가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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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한국 제치고 1위 전망…”차별화 전략 시급”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내수시장을 등에 업고 첨단 소재·부품·설비가 융합된 LCD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선정, 강력한 생산 확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이 2020년에는 한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LCD 생산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기업에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는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중국의 생산시설 확충에 필요한 부품·장비 시장을 개척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 中, 세계 3위 LCD 생산기지 부상…한국 비중 50% 밑으로

산업연구원은 19일 중국 LCD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를 인용해 2013년 중국의 LCD 생산액(10인치 이상 기준)은 전년보다 6.6% 증가한 71억9천만 달러로 한국, 대만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 대만, 일본 등의 생산액이 감소한 것과 달리 중국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 세계 LCD 생산액에서 중국은 9.8%를 차지해 처음으로 일본(8.0%)을 제쳤다.

한국의 비중은 2012년 52.7%에서 지난해 48.1%로 떨어졌지만 아직은 2위 대만(34.0%)과 큰 격차를 보이며 1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50% 밑으로 주저앉은 것은 2008년(46.1%) 이후 5년 만이다.

LCD 생산량 비중으로는 한국(47.5%), 대만(35.1%), 중국(13.0%), 일본(4.5%) 순이다.

중국 LCD 산업의 급성장에는 TV 시장이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간 1천500만 쌍의 결혼, 대도시 중심의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대량의 TV 신규 및 교체 수요가 발생해 LCD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내 TV 판매량은 2012년 4천250만대에서 2013년 4천780만대로 12.5% 늘었다. 이중 LCD TV의 비중은 92.5%에서 95.6%로 커지면서 LCD 산업 호황을 이끌고 있다. 소득 증가로 LCD TV의 평균 크기 역시 2011년 35.3인치에서 지난해 38.1인치로 대형화됐다.

◇ 한-중 각축, 설비 확장 열풍…공급과잉 우려

중국 정부는 2010년부터 부품 소재와 설비 국산화 등 범정부 차원의 LCD 산업 육성책을 펴고 있다. 자국 업체에 세제 혜택을 주고 공장을 지을 때 지방정부들이 공동 투자방식으로 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중국 업체 6개, 한국 업체 1개(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에서 대형 LCD를 만들고 있다.

중국 최대 LCD업체인 BOE는 월 32만장의 대형 LCD를 생산하고 있다. 올해에는 허베이(河北·8.5세대 생산라인)와 오르도스(鄂爾多斯·5.5세대)에, 2015년에는 충칭(重慶·8.5세대) 등지에 신규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차이나스타(CSOT)는 내년에 선전(深천<土+川>) 등 2곳에 생산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

한국 업체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작년 10월 처음으로 쑤저우(蘇州)에 8세대 생산라인을 준공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르면 상반기 광저우(廣州)에서 공장을 가동한다.

2015년 중국 업체들은 8세대 라인에서만 월 66만7천장을 생산해 한국 업체들의 생산량(월 78만9천장)을 추격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중국의 공세 속에 매출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한국 업체들의 강점인 원가 경쟁력과 제품 차별화가 갈수록 희석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성장이 예상보다 훨씬 빨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과도한 설비투자 탓에 공급 물량이 넘치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LCD TV 패널 가격은 2012년 10월 이후 1년 사이에 55인치는 장당 567달러에서 515달러로 9.2% 떨어졌다. 32인치는 179달러에서 149달러로 16.8% 하락했다.

게다가 올해 중국의 LCD TV 판매량은 작년보다 300만대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차별화 전략 시급…한국서 핵심부품 조달 가치사슬 구축해야”

산업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강한 의지, 거대한 내수시장, 투자 확대 등으로 2020년 중국이 세계 최대 LCD 생산국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한국의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고급형 초고해상도(UHD) 패널의 생산 및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고투과·저전력의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첨단 공정 기술의 개발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이 짧은 시간에 대량 생산체제 구축에 나서 핵심 장비와 소재·부품에 대한 수입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문형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장은 “한국이 일본에서 핵심 장비와 소재·부품을 조달한 가치사슬 패턴이 이제는 한국과 중국 간에 재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양산체제 구축,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LCD 최대 고객인 중국 현지 TV생산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 내수시장 진출 기반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출처: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