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건축물’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 자태 감탄

싱가포르의 스카이라인을 바꿔 놓은 꿈의 건축물인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호커센터. 메뉴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일반 식당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배낭여행자들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동남아 국가들은 대부분 여행해 보았지만 싱가포르를 계속 미루었던 이유는 너무 ‘찐하게’ 느껴지는 인공적인 것들 때문이었다. 숨 막히는 빌딩 숲, 그리고 쇼핑의 천국 등 이러한 조건들은 나의 여행 개념과는 맞지 않아서 일찌감치 내 여행 목록에서 제외되었던 곳이었다. 하지만 부득이 가게 된 계기는 동남아 여행 중 아내의 요구로 3박 4일 일정을 넣었다. 싱가포르의 장점이라면 동남아 허브공항답게 많은 항공 노선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먹거리 천국으로 단기 여행자들이나 스탑 오버 여행자들이 잠깐 머물면서 둘러보기 좋은 조건을 갖춘 곳인 듯하다.싱가포르는 작은 도심국가로 국민소득이 5만달러 이상이며 국가경쟁력과 청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나라다. 천혜의 입지조건으로 전 세계 해상 물류량 2위이며 동남아 금융의 중심지이면서 제조업도 활발한 곳이다. 하지만 과거 역사는 지난하다. 수백 년 동안 외세에 의해 엎치락뒤치락하다가 1965년 비로소 주권국가로 독립했다. 독립 당시 국민소득이 400달러에 불과한 나라였지만 걸출한 지도자와 국민들의 단결된 의지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바뀌었다.

창이국제공항을 착륙할 때 바다 위 수십 척의 대형 상선들이 보이는 풍경이 해상 물류 중심지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싱가포르 교통시스템은 홍콩처럼 매우 편리하게 되어 있다. 지하철과 일반버스, 시티투어 버스 등 관광객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잘 연결되어 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허기를 달랠 겸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호커센터로 갔다. 호커센터는 정부에서 노점상들을 없애기 위해 빈 땅을 이용해 푸드 센터를 지어주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물가가 비싼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종류의 맛있는 음식을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장소이다. 각기 다른 종류를 파는 음식점들이 한곳에 모여 있고 주문한 음식은 넓은 공간에 마련된 공동 테이블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조금 허름하게 보여도 위생관리가 철저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식당들은 일정기준 미달이 되면 아예 문을 열지 못하게 한다. 각 식당마다 사진으로 메인요리를 걸어 놓기 때문에 주문하기 편리하다. 작은 공간이지만 주방이 오픈되어 있어 음식 만드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호텔로 돌아와 여장을 풀고 수영장으로 갔다. 수영장은 호텔 옥상에 위치해 있다. 이 호텔은 주로 아랍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호텔이라 히잡을 쓰고 수영을 하는 여성들이 눈에 띈다. 옥상 수영장에서 저녁노을을 보면서 내일 일정을 그려본다. 다음 날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어렵게 찾은 상점에서 우의를 사서 막 나서는 순간 비가 그친다. 머피의 법칙. 아니다 우의를 사지 않았다면 계속 비가 왔을걸. 억지로 샐리의 법칙을 머릿속에 집어넣는다. 여행은 늘 유쾌해야 하니까.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최고의 관광지인 센토사섬은 전체가 테마파크로 꾸며져 있다. 가는 방법은 3가지로 택시, 모노레일, 케이블카가 있다. 주변 경치를 즐기면서 가려면 케이블카가 가장 적합하다고 해서 출발지인 하버프런트역으로 갔다. 이용시간은 오전 8시 45분에서 오후 9시 30분까지. 케이블카 정원은 최대 8명으로 현지인들에게는 교통수단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인기 있는 어트랙션(명소)이다. 측면과 바닥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 스릴 넘치고 멋진 전망을 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으로 올라가서 케이블카 탑승. 탑승 전에 직원이 손등에 도장을 찍어 준다. 섬에 도착해서 인근 루지 타는 곳으로 갔다. 루지는 1인용 무동력 카트로 약 900여m의 변화무쌍한 내리막길을 체험하는 코스다. 입장권을 사려고 하는데 한국 여성 한 명이 다가와 입장권이 있는데 반값에 사겠느냐고 묻는다. 일행 중 한 명이 타는 걸 싫어해서란다. 가끔 여행 중 만나는 행운이다. 루지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에 속력을 높이니 반값이라 그런지 더욱 스릴이 넘치고 짜릿하다.

센토사섬은 작은 섬이지만 섬 내를 이동하는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있으며 인공으로 만든 예쁜 해수욕장들과 조그만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다. 번영의 수호신이라고 불리는 멀라이언 전망대는 꼭 올라가 봐야 한다. 전망대의 상반신은 사자이고 하반신은 물고기 모습을 하고 있다. 머리 부분에 위치한 전망대에 올라보면 센토사섬은 물론이고 멀리 본토까지 훤히 볼 수 있다.

다음 날 관광을 위해 시티투어 버스에 올랐다. 시티투어 버스 종류는 크게 3가지이고 5개의 서로 다른 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버스는 노선별로 각각 다른 색깔로 구분되어 있고 정류장도 지정되어 있어 여행하기 편리하다. 시간만 잘 이용하면 하루에 각각 다른 코스 최소 3가지 이상 투어가 가능하다. 투어버스 2층은 오픈 되어 있어 주변 경치를 사방으로 탁 트이게 보여 준다.

멀라이언 공원에 도착해서 배를 타고 공원 호수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건물인 마리나 베이 샌즈 리조트는 21세기 기적의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3개의 타워 위에 배 모양의 지붕을 한 매우 특이한 형태를 하고 있다. 특히 스카이파크 57층에 위치한 수영장은 단연 최고 인기 있는 장소이다.

거대한 멀라이언 상에서 내뿜는 물줄기와 돔 형태로 지어진 두리안 과일을 닮은 복합문화시설인 에스플러네이트(Esplanade) 등 다양하고 독특한 건축물들이 서로 자태를 뽐내며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배에서 내려 이동하려는데 갑자기 굵은 빗방울이 쏟아진다. 어제 산 포장지도 뜯지 않은 비닐 우의가 배낭 바깥 주머니서 빤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출처: 매일신문>

황병수 여행가·영남대병원 방사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