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공공주택 제도가 가장 잘된 나라로 평가받는다. 집 없어서 결혼 못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런 싱가포르라고 고민이 없을까. 탕즈후이(사진) 국가인구재능부(NPTD) 정책기획과장은 “저출산은 돈이나 물질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고방식과 문화의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NPTD를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질의 :한국은 내 집 마련이 어렵다. 싱가포르는?
- 응답 :“싱가포르는 공공아파트 중심인데, 1년에 네 차례 분양권 추첨을 한다. 신혼부부에게는 우선권을 준다. 자녀가 있거나 부모 근처 아파트에 신청을 해도 우선권이 주어진다. 신혼부부가 건축 중인 아파트에 당첨이 됐다고 하면 입주 전까지 정부로부터 다른 아파트를 빌릴 수 있다.”
- 질의 :집 가격은 어느 정도인가.
- 응답 :“공공아파트라서 저렴하다. 신혼부부들은 현금 없이도 집을 구입할 수 있다. 저소득층은 물론 초혼인 경우에는 정부가 보조금을 준다.”
- 질의 :집도 문제가 안 되고, 소득도 높다. 그런데 왜 저출산을 겪고 있나.
- 응답 :“이 질문에는 솔직히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다. 물질적인 부분이 중요한 게 아닌 것 같다. 문화와 사고방식이 문제다.”
- 질의 :사고방식이 왜 문제인가.
- 응답 :“싱가포르 미혼 남녀는 결혼해서 아이를 갖는 것보다 직장 경력을 우선하지 않나 싶다. 직장에서 ‘일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 가족 친화적 기업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싱가포르 기업의 47%가 유연근무제를 도입했다.”
- 질의 :최근 출산율이 오른 것 같다. 인식 변화 덕분인가, 정책 효과인가.
- 응답 :“ 2001년 결혼과 육아 지원(M&P) 패키지를 내놓은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이게 사고방식이나 인식을 바꿔놓았을 수 있다. 이 변화는 갑자기 일어나는 게 아니고 서서히 아주 느리게 나타난다.”
[출처: 중앙일보] “저출산은 문화의 문제…가족 친화 기업 늘려야”